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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한옥문화 49호에서는 서울 종로구 청운공원에 위치한 공공건축물인
청운문학도서관에 관련해 한옥 좌담 및 감리자의 글에 글이 실렸습니다.
▶오늘날의 한옥 - '청운문학도서관' 감리자의 글 본문입니다 .
[ 건축은 남는 것이다 ]
김장권 ( 북촌 HRC 대표 )
건축에서‘지나가는 것은 남는 것이다!’
청운문학도서관 작업에 참여하며 다시 한 번 되뇌게 해준 말이다.
청운문학도서관 건축 감리로 참여할 때의 생각은 건축주인 종로구청의 계획과 설계자 의도가 반영된 도면의 큰 틀을 건드리지 않는 선에서 진행한다는 것이었다. 부분적이고 의장적인 것, 그리고 한옥공사에 있어서의 작업방법 및 재료선별, 단열 등 부분에서 시공사와 한옥 작업자, 구청 관리실무자간 조력자 역할을 하면서 서울중심에 한옥 공공건축물이 무리 없이 지어지고, 이를 통해 다른 지자체에서도 좀 더 많은 한옥 공공건축물이 생기도록 한다는데 큰 의미를 두었다.
감리는 건축비가 조금 더 늘더라도 중요 부분은 수정 보강하는 쪽으로 진행했다. 우선 전면과 후면의 처마길이가 다르게 계획되어 있는 것을 같은 길이로, 창호는 홑창호로 계획되어 있던 것을 방충망 포함 3중으로 하는 한편 전체 벽체 단열도 보강해 한옥의 형태 완성과 동시에 쓰임에서도 현대한옥으로 기능할 수 있게 하였다. 기와는 통상의 KS기와라는 그을음 기와가 아닌 우리 전통방법으로 생산된 수제기와로 작업했다. 공사비를 더 들이더라도 공공건축물에서 전통기와 시장을 만들어 주고, 전통기와의 아름다움을 지켜가겠다는 건축주인 종로구청의 좋은 뜻을 살렸다. 기와 문양에서는 도서관이라는 특성에 맞도록 성균관 기와의 문양을 가져와서 수막새는 목숨수, 암막새는 박쥐문, 망와는 불로초문으로 하였다.
또한 예산과 시공사의 작업성을 감안해 설계와 디자인은 크게 손대지 않으면서도 구조적인 것과 유지보수를 위해 필요한 것 중심으로 작업을 진행하였다. 우선 지붕의 과장된 경사와 크기를 조정하기 위해 동자주와 대공의 높이를 조정해 물매를 낮췄다. 목재는 당초 더글라스 퍼로 계획된 주두, 통소로, 동자주를 터짐과 갈라짐이 적은 육송으로 바꿨다. 누마루 둘레 계자난간의 좁게 된 부분은, 동서쪽은 문을 열 때 걸리지 않는 폭으로, 남쪽은 청판을 하나 더 넓게 해 누마루의 형태와 크기를 보완했다. 그 밖에 기둥과 머름을 포함한 수장재들은 도면에 표시되어 있지 않아, 기능적인 문제가 아닌 모접기나 모양내기 등은 도면에 준해 작업하기로 했다. 초석은 모양과 형태에서 조금 더 완성도를 높이자는 생각에서 장주초만이라도 비례와 크기를 수정해 작업하려 했지만, 시공사가 이미 도면에 준한 규격으로 발주한 상태라 공사비 증액이 불가피해 어쩔 수 없이 그대로 진행했다. 다시 찾은 청운문학도서관은 생각했던 것보다 주민들과 종로구청이 잘 사용하고 있어서 무척 반가웠다. 하지만 아쉬웠던 초석이 가장 눈에 먼저 들어와‘건축은 지나간 과거지만 사라지지 않고 남는 일이다’는 말을 다시 한 번 절감하고 반성하게 한다. 조경은 한옥 감리범위가 아니었기에 어두운 눈으로 본 부족한 소견을 아낀다.
부족한 감리와 아쉬웠던 작업이지만 앞으로 자연을 들이고 가꿔 별서정원의 자연스러움을 조금 더 담아’건축은 쓰임으로 담아내고 완성된다’는 마음으로 유지 발전시켜주시길 바란다. 청운문학도서관의 의미는 건축물의 완성도와 아름다움 이전에 우리 건축 한옥을 통해 관청에서 진행하는 공공건축물의 역할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한옥이 주거로서의 일상 건축물이 아닌 요즘 공공건축물을 다중이 사용하고 접하게 됨으로써 우리 한옥이 일상의 건축물로 다시 돌아오고, 좀 더 친숙하고 편안한 우리 건축으로 인식되는 마중물 역할을 할 것으로 본다.
부족한 솜씨와 지식으로 감리에 참여하다 보니 역할의 한계로 인한 아쉬움이 많이 남아 있다. ‘거울 앞에 돌아온 누님’같은 깊은 상념에 든다. 앞으로도 작업에 참여함에 있어 어떤 역할이든 최선을 다하겠다는 점을 약속드린다. 또한 이번 좌담회에서 받은 따뜻한 가르침을 가슴깊이 새기면서, 어려운 상황에서도 작업을 계획하고 진행한 종로구청장님과 관계자들, 좋은 시공을 하려고 노력을 아껴주지 않은 시공사 관계자분들께 감사드리며.’2015년 대한민국 한옥공모전 준공부문 대상’을 받게 된 결과에도 감사드린다. 앞으로 세워지는 공공건축물들이 청운문학도서관이 채우지 못하고 실현하지 못한 부족함과 아쉬움을 넘어서는 더 완성된 건축물로 구현되기를 바라며,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우리 건축 한옥의 품격과 멋을 느낄 수 있도록 더 많은 공공건축물이 세워지길 기대한다 .
1. 한옥채 뒤편에서 본 전경/ 2. 도서관으로 내려가는 목재 계단/ 3. 연결데크에서 본 한옥채 뒤편
1. 목재계단 끝에서 본 본채 우측/ 2. 서쪽 입구 언덕에서 본 한옥채/ 3. 위층 한옥채 전경
1. 본채 전경/ 2. 본채 우측면/ 3. 본채 뒷면
1. 대청과 앞마당/ 2. 본채 복도/ 3. 대청과 창작실 큰방 출입 창호/ 4. 세살 창호,완자살 창호
1. 창작실 큰 방/ 2. 창작실 작은방/ 3. 작가의 방
1. 서가 정면/ 2. 열람실
1. 열람실/ 2. 다목적실/ 3. 어린이 열람실